원문정보:
- 최경덕, 안태현. (2016). 손자녀 양육이 고령자의 건강에 미치는 효과: 도구변수 분석법을 활용하여. 보건경제와 정책연구, 22(3), 99-128.
요약:
손자녀 양육이 고령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는 연구 중 손자녀 양육 결정이라는 변인의 내생성을 통제하여 인과효과를 추정한 것으로 문헌에 기여한다.
손자녀 양육은 주로 고령자의 심리적 건강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적 건강상태,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 삶의 질 만족도가 개선되었으며, 인지기능도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개선 효과는 고령자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따라 상이했으며, 장기에 걸쳐 지속되는 양상을 보였다.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오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증가는 사회경제적으로 아주 건강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대한민국의 뿌리깊은 사회경제적 문제라고 볼 수 있는 출산율에 대한 우려가 복류한다. 출산율 저하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육아 또는 양육의 어려움인데, 이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에 대한 열의가 증가함에 따라 더욱 그 심각성이 고조됨을 암시한다. 실제로 결혼한 가정 중 맞벌이 부부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현 추세에서 맞벌이 가구의 영유아2명 중 1명을 조부모가 대리양육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와 이에 따른 맞벌이 부부의 증가는 조부모의 대리양육이 하나의 대안적인 비공식 서비스로서 인식되도록 하였다. 그러나 반대로, 어린 손자녀를 양육하게 됨으로써 고령자인 조부모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역시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를 높이고, 출산율을 제고하는 데 고령자인 조부모의 건강을 그 반대급부로 작용하고 있을지 모르며, 영유아 양육의 효과를 정확히 알게 됨에 따라 점점 비공식적인 대안으로 주목 받는 조부모의 양육에 대한 공식적 지원이 잇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위 표는 손자녀 양육이 고령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제시한다. 위 표가 본 논문에서 가장 중요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기존 국내문헌에서 내생성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본 연구에서는 내생성 통제를 통해 인과효과를 추정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결혼한 자녀 유무 여부’ 라는 도구변수를 사용하는 것이 핵심인데, 그에 따라 도구변수 사용 유무로 고정효과 추정결과를 나누어 제시한다. 각 종속변수 별로 왼쪽 열은 도구변수를 사용하지 않고 추정한 결과를, 오른쪽 열은 도구변수를 사용하여 내생성을 통제한 추정결과를 제시한다. 주목해야할 점은 바로 두 가지 추정이 매우 상이한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우울감 척도의 경우에는 유의하지 않더라도 효과의 방향이 바뀌며, 그 이외에 유의한 효과를 나타내는 종속변수의 경우에도 그 크기에서 굉장한 차이를 만들어 낸다. 다만 이는 내생성 통제의 효과로 볼 수도 있으나, 순응집단 특수적인 효과라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하며, 즉 결혼한 자녀가 있다면 손자녀를 양육하고, 결혼한 자녀가 없다면 손자녀를 양육하지 않았을 사람들에 대한 추정결과로 해석가능하다. 결과를 해석해보면, 손자녀 양육은 고령자의 심리적 건강상태 및 인지기능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난다. 주관적 건강상태가 개선되며,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와 삶의 질 만족도 역시 상승한다. 외래진료 횟수의 변화가 없다는 사실은 손자녀 양육이 고령자인 조부모에게 건강에 관한 큰 부담이 아닐 것임을 암시한다.
위 표는 손자녀 양육이 고령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령자의 특성에 따라 나눈 부분집단별로 확인하여 제시한다. 다만, 도구변수를 통한 추정을 하기 때문에 부분집단 분석에서도 각 분석 별로 first-stage regression을 통해 relevance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데, 위 표에 나와있듯 일부 부분집단에서는 도구변수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해당 분석방법으로는 그 종속변수에 대한 부분집단 분석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암시하며, 구체적으로, 65세 이상인 경우, 자녀와 동거를 하지 않는 경우, I/ADL에 제한이 있는 경우에는 도구변수인 결혼한 자녀 유무가 고령자들의 손자녀 양육 여부와 특별한 관련이 없으며, 손자녀 양육의 효과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그리고 자녀와 동거하는 경우에만 주관적 건강상태, 삶의 질 만족도, 인지기능이 상승하였다. 자녀와 동거를 하지 않는 경우, 손자녀를 돌보기 위해 자녀의 집까지 매번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수 있다.
본 연구는 고정효과 분석 및 도구변수를 활용해, 한국에서의 손자녀 양육이 고령자에게 미치는 인과관계를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또한 맞벌이 부부의 자녀 양육 문제의 해결책을 가족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데, 양육을 맡게 되는 고령자들의 건강에 대한 효과를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는 점 또한 기여점이라고 볼 수 있다. 공공부조를 통해 가구의 자녀 양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바람직하겠지만, 만약 현실적인 제약들로 인해 어렵다면, 본 논문에서 제시한 것과 같이 조금 더 확장된 개념의 가구 내부에서의 자원배분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 참고하여야 할 것이며, 따라서 그에 대하여 보다 세밀한 논의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작성자; 신현호(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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